삼성전자 파운드리,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2나노 공정과 AI 반도체가 만드는 추격의 조건

반도체 산업에서 파운드리는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기업은 대만의 TSMC이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오랫동안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TSMC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앞으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2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 대형 고객 확보, 첨단 패키징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격차를 줄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의 점유율 격차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약 72%까지 확대됐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약 6.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2위 파운드리 기업이지만, 1위 TSMC와의 격차는 매우 큰 상황이다.

단순히 두 회사의 점유율만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경쟁력은 특정 분기의 매출이나 점유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반도체 공정은 한 세대가 바뀔 때마다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는 전력 효율, 생산 수율, 설계 생태계, 첨단 패키징 기술이 모두 중요하게 작용한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공정 전환기에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입증한다면 현재의 시장점유율 격차와 별개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을 지배하는 이유

TSMC의 가장 큰 강점은 단순히 미세공정 기술이 앞서 있다는 점이 아니다. 고객사가 안심하고 대규모 주문을 맡길 수 있는 신뢰성과 생산 안정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과 같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첨단 반도체 설계는 한 번의 개발 실패만으로도 수천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보다 수율과 납기 안정성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여기서 수율이란 하나의 웨이퍼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반도체 칩의 비율을 뜻한다. 수율이 낮으면 동일한 수량의 칩을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고, 고객사의 제조 원가는 상승한다.

TSMC는 오랜 기간 축적한 공정 운영 경험과 고객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여 왔다. 또한 특정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는 순수 파운드리 기업이라는 점도 고객사 입장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일부 팹리스 고객은 자신의 반도체 설계 정보가 제품 시장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 실제 정보 유출 여부와 별개로 이러한 이해상충 가능성 자체가 수주 경쟁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승부수는 2나노 GAA 공정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분야는 2나노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기존 핀펫 구조를 대신하는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적용했다. GAA는 게이트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여러 면을 감싸는 구조로,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데 유리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2나노 SF2 공정은 3나노 SF3 공정과 비교해 성능은 12% 향상되고, 전력 효율은 25% 개선되며, 칩 면적은 5% 감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2나노를 시작으로 고성능컴퓨팅과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첨단 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고성능컴퓨팅과 자동차 반도체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공정 개발 계획 자체가 아니라 실제 양산 수율이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앞선 공정을 먼저 발표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수량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수주로 연결되기 어렵다.

따라서 삼성전자 2나노의 성공 여부는 세계 최초나 공정 명칭보다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안정화하고 이를 고객에게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

TSMC도 이미 2나노 양산 경쟁에 진입했다

삼성전자가 2나노를 새로운 추격 기회로 삼고 있지만, TSMC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TSMC의 2025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TSMC의 2나노 N2 공정은 2025년 4분기 대량생산에 들어갔으며, 회사는 2026년 빠른 생산 확대를 전망했다. N2의 확장 공정인 N2P와 후면 전력공급 기술을 적용한 A16도 차세대 고성능컴퓨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2나노 공정을 먼저 개발하거나 비슷한 시기에 양산하는 것만으로는 TSMC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의미다.

파운드리 고객은 공정의 숫자만 보고 제조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실제 성능, 소비전력, 수율, 설계자산인 IP의 완성도, 전자설계자동화 도구 지원, 패키징, 생산량과 납기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한다.

결국 삼성전자와 TSMC의 2나노 경쟁은 ‘누가 먼저 발표했는가’보다 ‘누가 고객의 칩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가’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 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에 기회인 이유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가장 큰 기회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GPU, AI 가속기, 네트워크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연산량이 많고 소비전력이 높기 때문에 초미세 공정뿐만 아니라 첨단 패키징과 메모리 연결 기술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HBM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고객에게 로직 반도체 생산, 메모리 공급, 패키징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TSMC와 차별화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강점이다. 특히 자체 AI 칩을 개발하려는 빅테크 기업이 늘어날수록 고객별 맞춤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일정과 비용에 맞춰 파운드리, HBM, 패키징을 실제로 통합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테일러 공장은 새로운 고객 확보의 거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도 파운드리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다.

미국 정부와 주요 기술기업은 반도체 공급망을 아시아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미국 빅테크 기업과 정부 관련 반도체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기업과 자동차 기업은 공급망 안정성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미국 현지 생산은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고 고객과의 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장 건설만으로 수주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생산시설을 계획대로 가동하고, 충분한 숙련 인력을 확보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수율을 달성해야 테일러 공장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세 가지 조건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2나노 공정 수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초기 수율이 낮아도 개선 속도를 높여 고객의 양산 일정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대형 외부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 내부 물량이나 일부 중소형 고객만으로는 점유율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 글로벌 빅테크나 대형 팹리스의 주력 반도체를 수주해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셋째,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개별 칩의 미세공정만큼 여러 칩과 HBM을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이 중요하다. 파운드리와 패키징을 하나의 서비스로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신뢰, 충분한 설계자산, 장기간의 납품 실적도 필요하다. 파운드리 사업은 공정 기술만으로 결정되는 사업이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가 축적되어야 성장할 수 있는 장기 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TSMC 추격은 가능할까?

삼성전자가 가까운 시일 안에 TSMC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TSMC는 점유율, 수율, 고객 기반, 설계 생태계, 첨단 패키징 등 여러 영역에서 강력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따라잡는다는 의미를 반드시 시장점유율 1위 탈환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 수율을 안정화하고 AI 반도체 대형 고객을 확보해 점유율을 두 자릿수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현재와는 전혀 다른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TSMC에 주문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게 삼성전자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미래는 공정 로드맵이 아니라 실행력에 달려 있다. 2나노를 언제 발표했는지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하는지, 몇 개의 대형 고객을 확보하는지, AI 반도체와 HBM·첨단 패키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TSMC를 단기간에 완전히 따라잡기는 어렵다. 하지만 2나노 수율과 고객 신뢰를 회복한다면 압도적인 1강 체제를 흔들 수 있는 유일한 경쟁 후보로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주 묻는 질문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세계 시장 순위는 몇 위인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1위 TSMC와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2나노는 AI 반도체와 고성능컴퓨팅용 칩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공정이다. 삼성전자가 수율을 안정화하면 신규 고객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

파운드리, HBM을 포함한 메모리, 첨단 패키징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실제 고객용 통합 솔루션으로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TSMC를 추월할 수 있을까?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추월 가능성은 낮다. 다만 2나노 수율 개선과 AI 반도체 대형 수주에 성공하면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TSMC의 핵심 경쟁사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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